전세계적으로 해마다 국제적 이주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엔은 이주가 개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하고 각국 정책입안자가 더 나은 정책과 관행을 통하여 공통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였다. 이주와 개발에 대한 복잡다단한 관련성을 이해하고자 2006년 9월 유엔총회에서 이주와 개발의 연계성을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 회담을 열어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 주도로 정부간 세계포럼 개최에 합의했고, 2007넌 9월 벨기에 정부 주최로 열린 제1차 세계 포럼에 이어 금번 필리핀에서 제2차 세계포럼의 주제로 “개발을 위한 이주노동자의 보호와 역량강화"(Protecting and Empowering Migrants for Development)를 정하여 다양한 논의를 하였다.
세계이주포럼(Global Forum on Migration and Development)은 국가적, 지역적 그리고 세계적 차원에서 이주에 관한 상호협력이 필요한 때라는 공통의 인식하에 이주와 개발 분야에 대한 모든 대륙의 정부간 대화 및 협력을 증진하고, 국제이주의 다차원적 양상, 긍정성(opportunities)과 문제점, 그리고 개발과의 상호연관성을 제시하며, 국가적, 대륙적, 세계적 차원에서 실질적 결과물 모색하려고 모였다. 특히 이번 제 2차 포럼은 유엔 136개 회원국 정부대표(98%의 유엔 회원국), OECD, ILO, IOM 등 국제기구 관계자, 민간단체 대표 등 7백여 명이 참석하여 이주분야에 있어서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로서 이주와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다. 세계포럼의 진행 양식은 시민사회의 날(10월 27일과 28일)과 정부간회의(29일과 30일)를 별도로 구성하여 같은 의제로 시민사회와 정부대표단이 각각 포럼을 진행하였는데, 한국 측에서는 시민사회의 날에는 외노협, 민주노총 대표단이 참여했고, 정부간 회의에는 법무부, 노동부, 외교통상부, 국가인권위원회 등 7명이 참석하였다.
이번 세계포럼은 회의 주제에서 제시한 대로 이주노동자의 인권보호에 대해 많은 언급이 있었다. 이번 포럼의 의장인 Esteban B. Conejos, Jr.,는 개회사를 통해 “이주민들은 필요에 의하여 이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에 의하여 이주를 하여야 하며, 이주민들은 그들의 삶의 전 기간(life cycle) 동안 인권을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개회사에서 “이주민의 인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며 이주민의 존엄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인간으로서 인정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H.E. Gloria Macapagal-Arroyo 필리핀대통령도 기조연설을 통해 “ 이주민이 이주 전, 이주 후의 지원프로그램이 있어야 하고, 자발적 귀환을 추구해야 하며, 성인지적 관점에서 여성 이주민의 권리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모든 국가에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를 위해 국가가 나설 것”을 촉구하였다.
이번 포럼에 정부간 회의에 참석한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본부 이주인권팀의 김수산 님은 “이주를 개발과 연계시켜 논의하는 한계 하에 있으나, 이주노동자의 인권 보호를 정식 의제로서 가장 큰 쟁점으로 다루었고, 참여 국가들이 현재의 상황을 기준으로 이주노동자와 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하여 공개 토론을 벌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두고 특히 “아시아 지역의 송출국가인 필리핀이 리더쉽을 가지고 포럼을 개최함으로써 유럽에 위치한 브뤼셀에서 개최한 1차 회의에 비하여 아시아지역의 이익과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 가능하였다”고 긍정적으로 평하였다. 특히 “논의 과정 중에서 지속적으로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인권 보장을 강조하여 이주노동자권리협약의 비준 문제를 제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주노동자의 가족에게까지 인권보호와 관심의 영역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의미가 있었으나 “개발과 연계된 이주를 주제로 다루고 있으므로 순수하게 이주노동자의 인권의 시각에서 문제를 다룬다기보다는 이주노동자의 개발 즉 노동 생산성 향상을 초점으로 다루어지면서 ”실제 이주노동자의 상황이 반영되어 문제점을 도출하는 방식이 아닌 기존의 인권관련 국제조약에서 제시된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논의한 한계가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이번 세계포럼은 반기문 유엔 총장이 밝힌 것처럼 유엔 체제 내에 속하거나 강제력 있는 문서를 채택하는 것이 불가능한 포럼 방식의 정부간 회의이므로 각국 정부가 자국의 상황을 솔직히 논의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장은 되었으나 논의의 결과에 따라 책임감 있게 국가에 이행의무를 부여할 수 있는 형식은 아니었다. 특히 시민사회의 날(Civil Society Days)을 별도로 두고 시민사회의 권고 의견을 받아 정부간 회의에 반영하였지만, 형식상 NGO 혹은 국가인권기구가 참관인으로서 정부간 회의에 참가가 불가능하여 시민사회 의견 반영에 한계가 있었다. 시민사회의 날 Mme Sharan Burrow의장은 보고를 통해 “이주와 개발은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시민사회의 원칙”이라고 주장하고 송금과 관련하여서는 정부의 투명성이 중요하고 현재 경제 위기로 이주노동자의 그 가족은 큰 악영향을 받을 것이므로 이주민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려는 정부 경제정책에서 대체요소(substitute)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시민사회가 권고한 내용은 GFMD 정부 회의에 보고되었지만, 그러한 보고들은 보고에 그치고 실제 토의에서는 원론적으로 이주민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확인에 그쳤다. 시민사회가 촉구한 주요 권고내용은 (1)이주민의 가난도 세계가 나누어야 하는 부분이므로 개발과 이주는 분리해야 하고 유엔의 MDG(새천년 개발프로그램) 이행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 (2)장기 이주에 있어서 그 자녀가 고통을 겪고 있고, 단기노동이라 하더라도 가족의 결합을 원칙으로 삼을 것, (3) 강요된 이주가 아니라 선택에 의한 이주가 되도록 할 것, (4)GFMD의 아젠다에 있어서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아젠다가 있을 수 있도록 할 것 등을 제안했다. 이러한 보고가 보고에 그치고 정부간 회의에 반영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에서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GFMD 무용론을 제기하면서 시민사회의 날에 참여하지 않고 정부간 회의 때에 별도로 시위를 하기도 했다.



칼럼





